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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SK] 8.1 위그모어홀 - Eggner Trio

[DHSK] 8.1 위그모어홀 - Eggner Trio


WIGMORE HALL

Egnner Trio


Sun 08 February 2015



내 두번째 집과 같았던 위그모홀에서의 마지막 공연이다.

티켓이 매진될까 두려워 2주 전에 현장에서 구매를 했다. 

고이 간직하고 있던 티켓을 꺼내서 직원에게 건낼 때 기분이 뿌듯했다. 





프로그램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Piano Trio No. 3 in B flat major K502

Piano Trio No. 6 in G major K564


INTERVAL


Johann Nepomuk Hummel (1778-1837)

Piano Trio in G Op. 65


Wolfgang Amadeus Mozart

Piano Trio No. 5 in C major K548

Piano Trio No. 2 in G major K496


ENCORE


Wolfgang Amadeus Mozart

Piano Trio No. 2 in G major K496

III. Allegretto


ENCORE


Joseph Haydn (1732-1809 )

Keyboard Trio in G major HXV:41

III. Adagio




Eggner Trio

Georg Eggner violin

Florian Eggner cello

Christoph Eggner piano


The Austrian Eggner Trio, a family ensemble of three brothers, performs works by Mozart which helped to define the piano trio genre. The programme includes the Piano Trio in C, simple in its design and harmony yet emotionally complex, as well as a score by the hugely gifted Johann Nepomuk Hummel, a child prodigy who became Mozart’s only full-time pupil in 1786.



나는 이 오스트리아 형제들의 공연을 본 날을 잊을 수 없다. 


위 연주 하루 전 날, 나는 파리에서 소매치기단을 만나서 핸드폰을 도난당했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무섭고 불안한 상태였다. 해외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안좋은 일을 직접 당하니 타지에 있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 심리적으로 위축되어있었고, 심신이 취약했다. 6~7명의 소매치기단이 내 몸을 붙잡았던 순간이 끊임없이 회상되었고, 그들의 강한 손아귀와 당시 위급했던 상황의 도움을 외치는 내 목소리 모두 생생했다. 


그런 지친 몸과 마음으로 위그모어 홀이 있는 옥스퍼드 서커스 역까지 나온 것도 스스로가 신기했다만, 어떻게라도 내가 영국에서 마음을 편히 놓을 수 있는 곳은 위그모어 홀 뿐이었다. 직원의 친절한 미소에 간신히 회답하며 자리에 앉았다. 어떻게 첫 곡이 시작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트리오가 들려왔다. 여전히 머릿속은 그 순간의 다급함과 파리에서 받은 충격을 떠올릴 뿐이었다. 


에그너 트리오가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무슨 노력을 한건지 몰라도 첫 곡의 1악장이 끝날 때 쯤에 나는 어느새 그들의 연주에 몰입해 있었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어디엔가 집중을 쏟는 것이 좋다. 나는 그들의 만족스런 연주에 집중했고, 그들의 연주에 박수를 칠 때 나는 마음이 한층 홀가분해짐을 느꼈다. 깊은 물 웅덩이에 빠진 돌을 부드럽게 옮긴 연주라고 표현하고 싶다. 아마 그들의 연주가 아니었다면 나는 마음의 짐을 더 오래 가지고 있어야 했을 것이다.


<Piano Trio No. 3 in B flat major K. 502>는 누군가 나에게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연주는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 있는 피아노 3중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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