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 스틱스 강의 하우스 보트 (A House-Boat on the Styx)

스틱스 강의 하우스 보트

A House-Boat on the Styx 

요약

스틱스 강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저승으로 향하는 강”이다. 망자의 영혼은 저승으로 가기 전, 저승의 뱃사공 카론의 배를 타고 스틱스 강을 건너야 한다. 이 작품에서 스틱스 강은 죽은 영혼들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하우스보트에서 셰익스피어, 조지 워싱턴, 공자, 콜럼버스 등 역사적 인물들이 만담을 나눈다. 다윈, 햄릿, 아담 등 종교와 신화 속에 존재하던 인물들 역시 소개가 된다. 전반적인 만담은“허풍선이 남작”의 등장으로 중재되어지거나 격양되곤 한다.

저자는 존 켄드릭 뱅스 John Kendrick Bangs, 미국의 근대 문학계 작가이다. 특유의 재치있는 유희를 섞은 작품들로 인기를 끌었고“뱅시안 판타지”라는 특유의 장르를 인정받았다. 초판인쇄는 1895년으로 120년 가까이 된 작품이다. 그러나 한국에 번역된 지는 2008년으로, 비교적 최근이 되어서야 우리나라에 알려지게 되었다.

어른을 위한 만화책

재밌다. 글을 읽으면서 막힐 부분 없다. 조금이라도 모를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친절하고 상세하게 각주에 설명이 되어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다임(Dime): 미국 은화의 단위. 1다임은 1달러의 10분의 1이고 1센트의 열배이다. 

수많은 영미문학 작가들과 서양의 사상가,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인물들이 나오지만, 전혀 겁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친숙하게 사상을 이해할 수 있어 교육용으로 아주 좋다. 어린 아이들이라 할 지라도, 지루하지 않아 하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소개는 “넘치는 위트와 해학과 풍자!! 교양은 일종의 덤이다!!” 라고 되어 있는데, 위트가 넘치지 않으며, 입꼬리가 올라갈 만한 해학과 풍자를 구경하지 못했다. 

그러나 확실히 교양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할 수 있다. 글쓴이가 영미문학에 굉장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서양 세계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에 대한 넓지 못한 시각의 한계

이 작품을 끝까지 읽다보면 의구심이 든다. 여성 주인공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도대체 이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내려고 이렇게 허풍을 떠는지 궁금해진다. 작가는 아주 독창적인 장치를 만들어 끝내버린다. 남편들은 당구를 치러 가있는 사이, 부인들이 하우스보트를 엿보러 모이게 된다. 그리고 그 하우스보트를 해적단이 훔쳐 달아난다는 설정이다. 

작품 내내 하우스보트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그려지며, 여성들의 접근은 막혀있다. 어쨌든 부인들의 반발, 질투심 그리고 호기심으로 구경하는데 까지 성공하지만, 사회의 부당한 세력(해적단)에 굉장히 무기력하게 불의에 당한 것이다. 탈출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다루지 못한다. 이것은 당시 여성의 사회적인 지위를 보여주기도 하며, 작가가 그것을 비판할 만한 시각 조차 없다는 점에서 시대의 한계를 나타낸다.

의미

여자친구가 선물해준 책이다. 그녀가 나에게 책이 어떻냐고 물어봤을때 “흥미롭다”라고 대답했다. 이 책은 세계사, 서양사, 영미문학사 등을 입문하기 전에 가볍게 읽기에 참 좋다. 교육용으로 추천한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 어떤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작품이 쓰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양을 쌓아주는 할리우드 영화 보는 기분으로 읽어나가면 좋을 것이다.

챕터는 아래와 같다.

CHAPTER 1 : 카론의 발견

CHAPTER 2 : 저작권 논쟁

CHAPTER 3 : 워싱턴 대통령의 생일 기념 만찬

CHAPTER 4 : 햄릿의 제안

CHAPTER 5 : 시인의 공간에 대한 논의

CHAPTER 6 : 진화론과 다른 몇 가지 이론들

CHAPTER 7 : <여성의 날>에 관한 대하

CHAPTER 8 : 어느 영혼의 불만

CHAPTER 9 : 조각과 요리

CHAPTER 10 : 이야기꾼들의 밤

CHAPTER 11 : 도마뱀과 여러 가지 동물에 관한 이야기

CHAPTER 12 : 하우스보트의 실종